May 15, 2013

시 두편

하루

         
                                   천양희


오늘 하루가 너무 길어서
나는 잠시 나를 내려놓았다.
어디서 너마저도
너를 내려놓았느냐
그렇게 했느냐
귀뚜라미처럼 찌르륵대는 밤
아무도 그립지 않다고 거짓말하면서
그 거짓말로 나는 나를 지킨다.



달맞이꽃

                                  이홍섭


한 아이가 돌을 던져놓고
돌이 채 강에 닿기도 전에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다
어디로 날아갈지 모르던
돌 같던 첫사랑도 저리했으리
그로부터 너무 멀리 왔거나
그로부터 너무 멀리 가지 못했다.




시 읽을만큼 한가로운 상황은 아니지만ㅜ_ㅜ...
그냥 너무 좋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