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 6, 2012

는 잊고저  -한용운

남들은 님을 잊고저 생각한다지만
나는 님을 잊고저 하여요
잊고저 할수록 생각하기로
행여 잊힐가 하고 생각하여 보았습니다.

잊으려면 생각하고
생각하면 잊히지 아니하니
잊도 말고 생각도 말아볼까요
잊든지 생각든지 내버려두어 볼까요.
그러나 그리도 아니되고
끊임없는 생각생각에 님뿐인데 어찌하여요.

구태여 잊으려면
잊을 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잠과 죽음뿐이기로
님 두고는 못하여요

아아 잊히지 않는 생각보다
잊고저 하는 그것이 더욱 괴롭습니다.







순간순간  -원태연

순간순간
떠나고 싶어
하지만 한번도 떠난 적은 없어
이상하지
떠나고 싶어 지면 짐을 싸야 하는데
떠날 수 없는 이유를 먼저 찾고 있으니까
이것저것
묵였고 묶어버린 끈들 때문에
떠나고 싶단 생각도 금방 접어버려
그때마다 난 떠나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