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이어서...
'핸드폰'을 → '휴대전화'로 바꿔 부르는 것을 들을때마다 "오? 듣기 좋은데? 나도 그렇게 해야지" 하면서도 얼마 못가 "핸드폰", "핸드폰"을 연발하곤 한다.
이런 외래어와 외국어를 우리말로 다듬어 쓰는 노력을 하고자 지난 게시글에 이어 국립국어원 책에서 몇 가지를 골라 소개를 해본다.
<행정 용어 및 제도명>
퍼블리시티권 → 초상사용권
초상권과 초상사용권은 혼동하기 쉬운 개념같다. 책에 의하면 초상권은 전형적인 인격권으로 본인에게만 있으나 퍼블리시티권은 본인의 성명이나 초상, 이미지, 목소리 등을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권리로 다른 사람에게 양도가 가능한 재산권의 한 유형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이 뜻을 '퍼블리시티권'보다 '초상사용권'이란 말이 더 잘 나타낸다고 생각한다. 책에 나온 데로 사람들이 '퍼블리시티권'이 초상권의 영어라고 오해하는 것도 있을법한 일이기 때문이다.
플리 바기닝 → 자백감형제(도)
<패션용어>
이 책에 나온 패션용어를 우리말로 다듬은 단어들에는 상당히 공감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요즘 인터넷 모 사이트에서 사람들이 '데일리룩' 사진을 자주 올리게 되면서 이를 우리말로 바꿔 쓰려 노력하려는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았는데 해당 포스트에 무려 328명의 공감을 받으며 서로 자연스럽게 대체 용어를 제안해 나가는 것이 보기 좋았다. 이렇게 해서 '데일리룩'으로서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우리말 용어로는 '차림새'가 있었다.
<인터넷 용어>
네티즌 → 누리꾼
'누리'는 '세상'을 뜻하는 순 우리말로서 이미 인터넷 세계를 뜻 하는 말로 많이 활용되는 것을 누구나 들어보았을 것이다. '꾼'은 '춤꾼', '일꾼', '구경꾼' 등에서처럼 '어떤 일을 전문적으로 하거나, 어떤 일 때문에 모인 사람'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라고 한다.
블로그 → 누리사랑방
개인적으로 청백리 마당만큼 좋았던 우리말이 바로 '누리사랑방'이다. 책 속 사랑방 정의
'사랑방'이란 '주로 바깥주인이 거처하는 방'을 가리키는 말로 예부터 친목을 도모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공간을 상징하는 말로도 널리 쓰여 왔다. 이러한 의미를 고려해서 '누리사랑방'은 '블로그'가 마치 인터넷 공간에서 사랑방과 같은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강조하여 다듬은 말이라고 할 수 있다고 한다.
넘 예쁜 말이다♡ 누리사랑방♡
웹서핑 → 누리검색
브이오디 서비스 → 다시보기
세이브 → 저장
캡처 → 장면갈무리
<영화 용어>
원톱 → 홀로주연
책에 나온 예) ooo의 표정은 사뭇 진지했다. '비열한 거리'에서 원톱(홀로주연)으로, 역할은 폭력 조직의 '넘버 3', 병두 역을 맡았기 때문이다.
박스 오피스 → 흥행수익
원래 'box office'는 영화관에서 영화표를 파는 곳이다. 그런 '박스 오피스'의 의미가 확대되어서 이제는 그곳에서 벌어들이는 흥행수익까지 가리키게 되었다고 한다.
로드 무비 → 여정영화
책 설명 요약:
주인공이 여행을 통하여 인간관계의 새로운 계기를 마련하거나 자신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게 되는 과정을 그리는 영화가 바로 '로드 무비'이다. '여정'은 '여행의 과정이나 일정'을 뜻하는 한자어이다.
하드보일드 → 냉혹기법
헤밍웨이의 '무기여 잘 있거라'에 하드보일드 기법이 쓰였다고 외우기만 했을 뿐 전공 책에서 하드보일드 기법에 대해서 읽으면서도 사실 잘 와 닿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나 책에 나온 데로 이를 '냉혹기법'이라고 바꾸니 제법 이해가 잘 되는 듯하다. 책에 나온 '하드보일드'의 뜻은 문학이나 영화에서 주관적인 감정을 배제하고 인물이나 사건을 냉정하게 묘사, 표현하는 수법을 말한다. 감상에 빠지거나 도덕적 비판을 가하지 않은 채 간결, 건조한 문체로 비정하게 묘사하는 수법이라고 한다. 최근 한국 영화의 갈래가 다양해지면서 새로운 외래어가 늘어나고 있다고 하니 이거라도 알아놓으면 좋을 것 같다.
팩션 → 각색실화
'팩션' 이란 '사실'을 뜻하는 '팩트'와 '허구'를 뜻하는 '픽션'이 결합된 말이다.
컬트 → 소수취향
노미네이트 → 후보지명
<방송 용어>
시즌 → ~번째 이야기
러브라인 → 사랑구도
UCC → 손수제작물
UCC는 User Created Contents의 약자이다. 매일 듣는 용어인데도 오늘까지 이 뜻을 잘 몰랐다. 이렇게 들어도 잘 모르겠는 UCC 같은 영어를 쓰는 것 보다 한국인이라면 새로운 개념이라도 이름을 들으면 짐작이라도 가능한 우리말을 사용하는 것이 어떨까?
<식생활 용어>
퓨레/퓌레 → 과립즙
슬로푸드 → 여유식
샘플러 → 맛보기묶음
<경제 및 금융 용어>
브랜드 파워 → 상표경쟁력
투잡 → 겹벌이
소호 → 무점포사업
파트너십 → 동반관계
<교통 용어>
스크린 도어 → 안전문
왜 매일 지하철에서 "스크린 도어가 열립니다."라고 할까?
나라가 앞서서 외래어 사용을 장려하다니...
무빙 워크 → 자동길
며칠 전에 홈XXX에 갔다가 처음으로 무빙 워크의 우리말을 보았다.
거기에선 '자동길'이 아니라 '수평 보행기'라고 했는데 공항 수평 자동길이 아닌 1층에서 2층으로 가는 기운 자동길이어서 갸우뚱 했었다.. 그냥 통틀어 '자동길'이라고 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건설 및 건축 용어>
스카이라운지 → 하늘쉼터
<문예 용어>
스테디셀러 → 늘사랑상품
게시 끝. 더 많은 사항은 책에서 찾아 볼 수 있다.